(싱가포르) 싱가포르 vs 서울의 시장 음식, 누가 더 감성적일까요?
싱가포르는 전 세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미식의 도시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부터 저렴한 길거리 음식까지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특히 '호커센터'는 합리적인 가격에 수준 높은 음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싱가포르 사람들이 하루에 한번 이상은 무조건 방문하는 집밥 식당과 같은 곳입니다.
오늘은 싱가포르의 호커센터와 서울의 전통시장을 비교해서 어떠한 특징들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호커센터 (Hawker Centre)
'호커(Hawker Centre)'란 거리음식을 파는 행상을 의미합니다. 1970년대 리콴유 수상은 거리 정화사업 일환으로 호커들이 한군데 모여 장사할 수 있도록 별도의 센터를 여러 곳 만들었습니다. 현재 110군데의 호커센터가 있으며 주로 일반 서민들이 주거하는 HDB(공공주택, 전체 주택의 80% 차지) 단지에 위치합니다.
1) 현지인과 여행자에게 사랑받는 호커센터
- 맥스웰 푸드센터: 차이나타운에 위치, 하이난식 치킨라이스가 유명
- 뉴튼 푸드센터: 해산물 요리 전문, 칠리 크랩과 바비큐 스팅레이 추천
- 칭푹 마켓 & 푸드센터: 늦은 시간까지 운영, 새우 호커미와 사테 인기
- 올드 에어포트 로드 푸드센터: 카야 토스트, 로작 등 전통 요리 다수
- 라운드 마켓 & 푸드센터: CBD 지역, 사테 스트리트의 꼬치 요리 유명
2) 호커센터에서 판매하는 대표 음식
- 하이난식 치킨라이스: 부드러운 닭고기와 향긋한 밥이 조화를 이루는 요리
- 칠리 크랩: 매콤달콤한 칠리소스에 게를 볶아 먹는 대표 해산물 요리
- 락사: 코코넛 밀크 베이스의 얼큰한 국물과 쌀국수가 들어간 요리
- 카야 토스트: 달콤한 카야 잼을 바른 토스트로 커피와 함께 먹음
- 바쿠테: 돼지갈비를 허브와 함께 끓여낸 진한 국물 요리
2.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시장 및 음식
서울 전통시장은 한국적인 맛을 기반으로 한 음식들이 많으며, 집에서 해먹기에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부터 포장마차 분식까지 다양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합니다. 특히나 요즘은 한류의 영향으로 손님의 절반 이상이 외국 관광객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심지어 광장시장의 꽈배기 가게는 대기줄이 50m가 되기도 합니다 (30분 줄서서 결국 먹었습니다)
- 광장시장: 마약김밥, 빈대떡, 육회가 유명
- 망원시장: 닭강정, 떡볶이, 호떡 등 젊은 층에게 인기
- 남대문시장: 갈치조림, 칼국수 골목, 호떡 등 다양한 음식
- 경동시장: 한방 삼계탕, 순대국 등 한약재 기반 요리 다수.
3. 호커센터와 전통시장 비교
두 곳 모두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 싱가포르의 호커센터는 다문화적인 요소가 강하고, 해산물 요리가 많습니다. 서울의 전통시장은 한식 위주의 전과 국물 요리가 많습니다. 식사 후에 즐길 수 있는 꽈배기, 호떡 등의 간식 또한 다양합니다.
- 호커센터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주문해 함께 먹는 반면, 전통시장은 시장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방식이 또 다른 차이입니다. 여러 곳을 방문해야 하기 때문에 한 곳에서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납니다.
4. 길위의 쉐프들 (넷플릭스, 2019년)
넷플릭스는 본격적인 세계 미식 프로그램 시리즈 '길 위의 셰프들(Street Food)'을 방영했습니다. 말 그대로 전세계 골목에 숨은 거리의 맛집을 소개하는 프로입니다.
-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 그리고 한국의 최고 길거리 음식과 그것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습니다.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는 유명 레스토랑과 백화점, 쇼핑몰에 있는 식당 위주로 음식문화 체험을 했습니다.
솔직히 호커 센터의 이미지가 아주 깔끔하거나 정돈된 느낌이 아니라서 선뜻 음식에 손이 가질 않았습니다. 가끔 음료수를 사거나 간식을 사는 것 외에는 즐겨 찾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호커 센터는 개방형 식당이라 길을 지날때 마다 자연스럽게 음식의 향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어느 순간 거부감없이 음식을 찾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것은 가격이 합리적이고, 칠리크랩 같은 경우는 유명식당의 반값에 더 많은 양을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10년의 해외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와서 그 유명한 광장시장을 방문했습니다. 놀랍도록 정돈된 식당들과 다양한 음식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모습은 싱가포르의 호커 센터보다 100배 이상은 기업화된 모습이었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외국 관광객이 절반은 넘었고, 유투브 촬영팀도 아주 많았습니다. 한국 전통시장이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육회와 파전을 즐기고, 회도 먹고 소주도 마시는 외국인을 보면서 한류의 위상을 실감했습니다.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부담없이 음식을 즐기는 모습만 놓고 본다면 싱가포르의 작은 호커 센터가 더욱 정감이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전통시장 모습은 싱가포르 유명 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 수준 이상입니다.
어쩌면 한국의 문화 수준은 아무리 낮추려고 노력해도 낮출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듯 합니다. 전통시장의 모습조차도 시골스럽지 않고 도시의 세련미가 넘쳐납니다.
지금 이 순간만은 웬지 싱가포르 버스정류장 옆 '호커 센터'에서 풍기던 '락사'의 쿰쿰한 국물향기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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