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쟁력은 단순한 경제 지표만으로 평가되지 않습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매년 경제, 정부, 기업, 인프라 4개 분야를 기준으로 주요 국가들의 경쟁력을 측정합니다. 2024년 IMD 평가에서 싱가포르는 1위(2023년 4위), 한국은 20위(2023년 28위)를 기록했습니다. 순위 차이는 크지만, 분야별로 살펴보면 각국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1. 국가경쟁력 평가
국가경쟁력 평가는 한 국가의 경제적 역량과 제도적 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입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매년 전 세계 60여 개국을 대상으로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분야를 기준으로 국가경쟁력을 측정합니다. 이 평가는 경제 규모뿐 아니라 정책의 안정성, 규제 환경, 노동시장, 기업 경영 문화, 교육 수준, 기술 인프라 등 국가를 둘러싼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순위를 매깁니다.
IMD의 국가경쟁력 평가는 1989년부터 매년 발표되고 있으며, 글로벌 정책 결정자와 기업들이 자국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비교하는 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평가 기준과 방법론이 꾸준히 보완되고, 다양한 국제 통계와 전문가 설문을 바탕으로 작성돼 신뢰성이 높습니다.
한국 정부도 매년 IMD 평가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으며, 국가 정책의 방향 설정과 경제 전략 점검에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2. 싱가포르, 작지만 강한 도시국가의 정밀 설계
2024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싱가포르는 1위를 기록했습니다. 경제적 역동성과 정부의 효율성, 기업 환경, 그리고 촘촘한 인프라까지, 소규모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정책 실행을 통해 글로벌 선두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① 경제 성과: 무역과 투자로 증명한 세계 연결성
경제 성과 부문에서 세계 2위로 평가되었습니다. 특히 국제 무역과 국제 투자가 강점입니다. 항만과 공항을 기반으로 한 물류 중심국가로서의 입지는 여전히 탄탄하며,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외환 유동성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 구조 역시 팬데믹 이후 빠른 회복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금융 서비스, 물류, 기술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경제를 뒷받침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② 정부 효율성: 공공 부문의 정밀함
정부 효율성 부문은 세계 2위로 평가되었습니다. 공공재정 관리의 투명성, 세제 구조의 단순성, 그리고 정책 집행의 속도와 일관성은 타 국가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체계적입니다. 정책 목표가 설정되면 이해관계자의 조정 없이도 일사천리로 실행되는 싱가포르식 ‘정책 완성력’은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사회적 프레임워크도 안정적입니다. 법치주의에 기반한 규제 시스템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외국인 투자자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③ 기업 효율성: 노동시장 유연성과 글로벌 마인드셋
기업 효율성 부문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1위로 평가됐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조직 문화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 다국적 기업 모두에게 매력적인 인재 환경을 제공하며, 기업들이 빠르게 글로벌 확장을 모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경영 관행 부문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2023년 대비 21계단 상승하여 세계 2위에 올랐습니다. 이는 싱가포르 기업들이 혁신을 적극 추구하고,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④ 인프라: 스마트 네이션을 향한 진화
싱가포르는 기술 인프라 부문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하며 ‘스마트 네이션’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습니다. 디지털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데이터 센터, 초고속 통신망, 사이버 보안 인프라가 균형 있게 발전하고 있으며, 도시계획 차원에서 인프라와 시민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통, 통신, 에너지 등 전통적 인프라의 완성도도 높아, 안정적인 도시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예측 가능한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을 보장하는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3. 한국, 산업 강국의 저력과 새로운 도전
한국은 2024년 IMD 평가에서 20위를 기록했습니다. 2023년보다 두 계단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한 성과는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 부문에서의 개선 덕분입니다. 그러나 정부 효율성과 경제 성과에서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① 경제 성과: 제조 중심 경제의 구조적 과제
한국은 경제 성과 부문에서 16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순위입니다. 국제 무역과 투자의 위축이 영향을 미쳤으며, 글로벌 경기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 기반 제조업은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속에서 수출 의존형 경제 구조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② 정부 효율성: 세제정책과 규제환경의 한계
한국은 정부 효율성 부문에서 39위를 기록해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습니다. 세제 정책이 경제 성장과 기업 환경 개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복잡한 세제 구조, 변동성 높은 정책 환경은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규제개혁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는 디지털 경제 전환, 스타트업 성장, 외국인 투자 유치에 있어 발목을 잡는 요소입니다.
③ 기업 효율성: 반등의 신호
한국은 기업 효율성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전년 33위에서 23위로 10계단 상승,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생산성 향상, 금융 안정성, 경영 관행 개선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재계의 혁신적 사고 전환이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노동시장 유연성은 여전히 낮은 편이며, 고용 경직성 문제는 향후 해결 과제입니다.
④ 인프라: 기술과 교통의 상승세
인프라 부문에서는 2023년 16위에서 2024년 11위로 상승했습니다. 전자정부 시스템, 스마트시티 확산,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교통 인프라가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5G 인프라와 디지털 기술 도입 속도는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며, K-스타트업과 데이터 산업 성장에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다만, 지역 간 인프라 격차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4. 다른 길을 걷는 두 국가의 경쟁력 전략
2024년 IMD 국가경쟁력 평가는 싱가포르와 한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 무대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라는 지리적 특성과 행정적 장점을 바탕으로,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허브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기업과 정부,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체계는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특히 법적 안정성, 세제 환경, 해외 투자 유치 역량에서 강점을 보이며, 국가 규모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산업화 시절부터 축적해온 제조업 기반과 기술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산업에서 기업들의 혁신과 생산성이 꾸준히 강화되고 있습니다. 인프라 부문에서도 정보통신기술을 중심으로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입니다.
두 나라 모두 경쟁력을 유지하고 끌어올리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변동성이 큰 세계 경제 속에서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 체계를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은 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제 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속도'뿐 아니라 '지속성'과 '유연성'이 두 나라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구조적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정책적·산업적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향후 국가경쟁력 순위를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각종 글로벌 평가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국가 경쟁력, 미래 기술 경쟁력, 대학 순위, 병원 평가, 살기 좋은 도시, 수학 올림피아드 성적, 안전한 은행 순위, 창업하기 좋은 도시, 어린이가 살기 좋은 도시, 해양 산업 도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은 나라, 적은 인구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싱가포르 정부, 기업,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국가의 미래 비전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싱가포르는 국가 발전을 위한 비전을 아주 초기에 세우고 이를 체계적으로 실행해왔습니다. 정부는 명확한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은 이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국민들은 이러한 비전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 기업, 국민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된 선순환 구조가 싱가포르의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싱가포르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이 적고, 국민들이 정부를 신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싱가포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더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비전을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보다는 화합을 추구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습니다. 정부와 국민이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바탕으로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은 정말 모범적인 국가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싱가포르의 성공은 단순히 정책적인 노력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의 요구와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는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싱가포르가 지속적으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정책이 기업과 국민의 믿음과 결합되어, 국가의 발전을 더욱 강력하게 이끌어가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정부, 기업, 국민이 협력하고 신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은 그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을 이루었지만, 싱가포르와 같은 협력적이고 신뢰 기반의 시스템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경쟁력, 그리고 국민의 협력과 지지가 더 잘 결합된다면,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한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 실행, 기업의 혁신적 사고, 그리고 국민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잘 맞물려 돌아갈 때, 한국은 글로벌 경쟁에서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싱가포르가 보여준 성공적인 국가 모델은 한국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며,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필요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참조)
싱가포르와 한국의 유쾌한 대결 (1편), 출간
“싱가포르는 우리의 경쟁자입니다. 그러나 잘 모릅니다” 한국에서 싱가포르를 떠올리면 깨끗한 거리, 멋진 관광지, 그리고 칠리크랩 같은 음식이 먼저 생각날지도 모릅니다. 혹은 ‘부자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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