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토사 케이블카와 남산 케이블카는 각각 싱가포르와 서울의 지리와 문화를 하늘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관광 인프라입니다. 센토사 케이블카는 산과 섬을 잇는 노선을 통해 하나의 테마 공간으로 브랜딩 하는 데 성공하였고, 남산 케이블카는 서울 한복판에서 도심과 자연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게 합니다.
1. 싱가포르, 센토사 케이블카
① 역사
1974년 싱가포르 최초의 케이블카로서 문을 열었습니다. 이는 동남아시아 최초의 바다 횡단 케이블카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 본섬의 마운트 파버(Mount Faber)에서 하버프런트를 지나 센토사섬까지 연결되는 노선으로, 당시로서는 야심찬 국가 관광 프로젝트였습니다. 이후 2010년과 2015년에 걸쳐 리노베이션을 거치며 현대화되었습니다.
② 규모
센토사 케이블카는 총 2개의 라인, 약 67개의 캐빈을 운행하고 있으며, 연간 약 150만 명 이상의 승객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캐빈 하나당 최대 8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전 구간 운행 시간은 약 15분 정도입니다. 모든 캐빈은 전면 유리로 되어 있어, 센토사섬과 바다, 그리고 시내 전경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③ 마케팅 포인트
센토사 케이블카의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는 '하늘에서 만나는 섬의 매력'입니다. 고급 레스토랑과 연계한 스카이 다이닝(Sky Dining) 프로그램, 만화 캐릭터와 협업한 테마 캐빈 운영 등 관광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체험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질 무렵 탑승 시에는 황금빛 바다와 도시의 실루엣을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로맨틱한 이미지로 포지셔닝 되어 있습니다.
④ 건설 과정
센토사 케이블카의 건설은 싱가포르가 관광 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던 시기와 맞물려 시작되었습니다. 바다를 횡단하는 케이블카라는 아이디어는 당시로서는 과감한 시도였으며, 이는 도시의 이미지와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추진된 프로젝트였습니다. 기술력 확보를 위해 일본의 곤도라 제작 업체와 협업하였으며, 마운트 파버와 센토사를 잇는 총 연장 약 1.65km 구간 중 상당 부분이 바다 위를 지나야 했기에 높은 안전 기준과 기상 조건에 대한 대응이 핵심 과제였습니다.
시공 당시 항만 당국과의 조율도 난항을 겪었습니다. 싱가포르항은 동남아시아 최대 항만 중 하나로, 대형 선박이 항시 출입하는 복잡한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케이블카의 케이블 높이는 선박의 마스트보다 높아야 하며, 동시에 자연 경관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화롭게 설계되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80미터 높이의 타워를 해안선에 세우는 결단을 내렸으며, 해당 구조물은 당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타워로 기록되었습니다.
또한, 1983년에는 싱가포르 역사상 드물게 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드릴링 중이던 석유 시추선이 케이블을 건드려 일부 곤돌라가 추락하였고, 이로 인해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해당 사건은 싱가포르 정부가 인프라 안전 관리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운행 안전성을 더욱 강화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2. 한국, 남산 케이블카
① 역사
남산 케이블카는 1962년 개통되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케이블카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남산은 오랫동안 시민들의 휴식처였으며, 당시에는 도보 접근이 불편하다는 점에서 케이블카의 필요성이 제기되었습니다. 60년대 경제 개발 초기기에 건설된 이 케이블카는 이후 서울의 도시화와 함께 상징적 존재가 되었습니다.
② 규모
남산 케이블카는 605미터의 짧은 구간을 왕복 운행하며, 케이블카 2대가 교차 운행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시간당 수송 인원은 약 1,200명 수준이며, 연간 약 1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센토사 케이블카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짧은 시간 안에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케이블카 하차 후 바로 남산 서울타워로 연결되기 때문에 접근성과 연계성이 뛰어납니다.
③ 마케팅 포인트
남산 케이블카는 서울의 대표 야경 명소인 남산 서울타워와 연계되어 있는 것이 최대 강점입니다. ‘서울의 하늘을 걷다’는 감성적인 슬로건을 바탕으로, 도심 속 자연과 낭만적인 풍경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드라마와 예능에서 자주 등장하여, 국내외 팬들에게 익숙한 장소로 자리잡았습니다.
④ 건설 과정
남산 케이블카는 서울의 역사와 함께 걸어온 상징적인 교통수단입니다. 건설 당시인 1960년대는 한국전쟁 직후로 사회 전반이 복구와 재건에 집중하던 시기였고, 대형 인프라 건설이 민간 자본 중심으로 추진되던 환경이었습니다. 남산 케이블카는 정부 주도보다는 개인 사업가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서울시의 협조와 함께 추진된 드문 민간 주도 프로젝트였습니다.
자재와 기술 면에서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초기 케이블카는 스위스에서 들여온 중고 부품과 군용 유휴 자재를 조립해 제작되었으며, 타워를 세우는 데 사용된 장비들 역시 군에서 전환된 기계들이 많았습니다. 초반에는 정전이나 장비 고장 등의 문제가 자주 발생했지만, 빠르게 운영 시스템을 보완하며 안정을 찾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서울 시민들 사이에서 “하늘을 나는 건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해, 개통 초기에는 탑승객이 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70년대 들어 남산 정상에 ‘서울타워(현 남산서울타워)’가 세워지고, 남산이 데이트 코스이자 가족 나들이 장소로 인식되면서 점차 대중화되었습니다.
3. 글로벌 인지도 및 인기도
센토사 케이블카는 싱가포르 관광청이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주요 관광 인프라이자 센토사섬 진입 수단입니다.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체험 요소를 강화한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으며, 헬로키티 캐빈, 스카이 다이닝 캐빈 등 테마형 캐빈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 관광객의 재방문율이 높고, SNS에서는 관련 해시태그 노출이 활발합니다. 2023년 기준 트립어드바이저 선정 싱가포르 ‘Top 10 어트랙션’ 중 7위에 올라 글로벌 인지도도 높습니다.
남산 케이블카는 한류 콘텐츠에 자주 등장하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겨울연가’, ‘별에서 온 그대’, ‘런닝맨’ 등으로 아시아권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졌고, ‘케이블카-자물쇠-서울타워’ 루트가 전형적인 관광 동선으로 운영됩니다. 구글과 트립어드바이저에서도 4점대 이상의 평점을 받고 있으며, 노후 시설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MZ세대 사이에서 레트로 감성이 부각되며, 남산 케이블카가 하나의 문화적 경험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글로벌 인지도 및 운영 전략 측면에서는 센토사 케이블카가 우위에 있으며, 문화적 감성 경험 및 정체성 측면에서는 남산 케이블카가 독자적인 매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는 은근히 무섭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아이들이 초등학생 때 가끔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하고, 흔들릴 때마다 긴장됩니다. 아이들도 무서워했고, 아내도 겁을 냈습니다. 그래도 안 타면 뭔가 아쉽습니다. 결국 눈을 꼭 감고 타게 됩니다. 중간중간 실눈을 뜨고 살짝 내려다보다가, 또 무서워서 얼른 감습니다. 이런 귀여운 아이들을 보는 재미로 케이블카를 탑니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케이블카를 굳이 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마운트 파버 정상에 있는 식당에 가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케이블카가 오르내리는 모습과 센토사의 야경을 볼 수 있어 낭만적이었습니다. 그 곳은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장소였습니다.
한국에 와서는 가족과 함께 케이블카를 타지 않았습니다. 아이들도 컸고, 남산 정상에는 싱가포르처럼 운치 있는 식당도 없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니 자연스럽게 케이블카와 멀어졌습니다.
어느 날 혼자 남산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가족 없이 혼자 타는 케이블카는 생각보다 감흥이 없었습니다.
결국 케이블카는 풍경을 보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혼자 타면 무섭기만 하지 재미가 없습니다. 가족과 함께해야 그 무서움마저 즐거움이 됩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려야 더 재밌습니다.
케이블카는 그런 기억을 만들어주는 공간입니다.
(참조)
싱가포르와 한국의 유쾌한 대결 (1편) @Tom Shin - BOOKK 서점
싱가포르와 한국의 유쾌한 대결 (1편) - Tom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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