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vs 한국 비교

(싱가포르) 싱가포르 vs 한국의 식물원, 누가 더 유명한가요?

moneygame10 2025. 4. 7.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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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 살다 보면 문득 숲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를 걸어보고 싶고, 활짝 핀 꽃들을 그냥 바라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도시 한가운데 수목원이 들어섭니다. 단순히 예쁜 공원을 넘어서, 자연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고 쉬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보타닉 가든'과 세종시에 있는 '국립세종수목원'은 그런 도심형 수목원의 대표 주자입니다. 

 

 

1.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Botanic Gardens)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은 1859년 영국 식민지 시기에 조성되었습니다. 고무나무의 산업적 재배 기법을 처음으로 정립한 장소로, 동남아 고무 산업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160년이 넘는 시간을 통해 단순한 공원이 아닌 식물학 연구소이자 식민지 식물 산업의 요충지로 성장했습니다.

 

 

① 아시아 최대의 도심형 식물원

총면적은 약 82헥타르로 서울 여의도의 약 4분의 1 규모입니다. 시내 중심지인 오차드 로드와 가까워 접근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대부분의 구역은 무료 개방이며, 단 하나 유료 구역인 국립 난초 정원(National Orchid Garden)은 세계 최대 규모의 난초 컬렉션을 보유한 명소로 손꼽힙니다.

  • 식물 종 수: 약 3,000종의 식물이 서식 중
  • 난초만 1,000종 이상 + 2,000여 교배종
  • 허브리움(표본관): 약 80만 점의 식물 표본 보유
  • 세계 각지의 학자들이 열대 식물 연구를 위해 방문

 ② 열대 기후와 정원 디자인의 만남

싱가포르의 고온다습한 기후는 열대 및 아열대 식물의 생장에 최적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진귀한 야자수원', '열대우림 트레일', '힐링 호수' 등 다양한 테마 정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식물뿐 아니라 산책로, 쉼터, 예술 조형물까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 보타닉 가든의 디자인은 "정형미보다는 자연스러움"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 식물의 생태적 특성과 동선을 고려한 비대칭 구조와 곡선형 산책로가 특징이며, 영국식 정원 전통과 열대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 또한 식물원 내부 곳곳에 설치된 조각상, 분수, 문화유산적 건축물(예: Burkill Hall)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문화의 정원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③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2015년, 아시아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각국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난초 품종을 헌정 받는 ‘난초 헌정식’은 싱가포르의 외교 행보를 상징하는 주요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2. 한국, 세종국립수목원

2020년 개원한 대한민국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입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에 위치해 있으며, 도시 계획 단계부터 수목원이 반영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기존의 '광릉 국립수목원'이 연구 중심이라면, 세종수목원은 시민 체험과 교육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①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심형 수목원

면적은 약 65헥타르로, 도심형 수목원으로는 국내 최대입니다. 전체 공간의 대부분은 무료 개방이며, 일부 체험 프로그램이나 특별 전시만 유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도심 접근성과 확장성 면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 전체 식물 종 수: 총 2,834종
  • 식재 수량: 약 172만 그루
  • 총 24개의 테마 전시원 운영, 각기 다른 식생과 주제를 중심으로 식물 전시

②  한국 전통 조경의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도시와 수목원의 경계를 허물다"라는 콘셉트 아래한국 전통 조경의 요소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시민 참여형 정원과 교육 공간이 많아 생활 속 녹색 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합니다. 

  • 한옥의 비례감, 담장과 연못의 배치를 살린 전통정원
  • 어린이 주제정원, 분재원, 도시숲 정원
  • 열대·지중해 식물 온실관 운영으로 계절을 넘어선 다양한 식물 관람 가능
  • 모듈형 테마 전시원 24개가 정방형 블록처럼 배열되어 있어 교육과 탐방에 최적화
  • 세종이라는 계획도시의 맥락에 걸맞은 체계적이고 기능적인 녹색 인프라의 모델로 평가 

③ 팬데믹 시대에 빛난 비대면 자연 공간

2020년 개원이 코로나19 시기와 겹쳤음에도, 야외에서 거리 두기 가능한 녹지 공간으로 각광받았습니다. 지역 학교들과 연계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 급증했습니다. 최근에는 봄꽃 축제, 야간 개장 등 문화 콘텐츠 허브로서도 성장 중입니다.

 

 

 

3. 글로벌 인지도

싱가포르 보타닉가든은 단순한 식물원이 아닙니다.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며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고, 지금은 매년 500만 명 이상이 찾는 싱가포르의 대표 명소입니다. 여행 플랫폼이나 SNS에서도 자주 소개돼 세계 곳곳의 식물 애호가들이 꼭 한 번쯤은 들러보고 싶어하는 장소로 손꼽힙니다.

 

반면, 세종국립수목원은 2020년에 개원한 비교적 새로운 수목원입니다. 아직은 외국인보다 국내 관람객이 주를 이루고, 연간 방문객은 약 70만 명 정도입니다. 주로 가족 단위나 정원 관련 전공자들이 찾고 있으며, 국제수목원협회 인증도 받은 바 있습니다.

항목 싱가포르 보타닉가든 세종국립수목원
개원 연도 1859년 202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2015년 등재 X
연간 방문객 약 500만 명 이상 약 70만 명
국제 협력
(연구)
활발
(영국 Kew Gardens 등)
초기 단계
미디어 노출 높음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낮음
(국내 유튜브 중심)
브랜드 가치 높음 성장 가능성 높음

 

 

 

한국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제주 여미지 식물원이나 에버랜드 장미축제를 다녀온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식물원은 대체로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체험 학습용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싱가포르에 와서 처음 보타닉 가든에 갔을 때, 식물원이라는 공간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규모도 크고, 산책길, 쉼터, 전시 공간 등이 목적에 따라 잘 나뉘어 있어서 걷기 좋고 머물기에도 좋았습니다.

 

보타닉 가든은 아이들이 어릴 때 가장 많이 갔던 장소 중 하나였습니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산책하러 자주 갔고, 토요일 아침엔 아내와 둘이 조용히 걷다가 안에 있는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기도 했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동선도 편해서 별다른 계획 없이 가도 만족스러웠습니다.

 

가족이 다니던 로컬 교회는 보타닉 가든에서 10분 거리인 띠옹바루에 있었는데, 예배를 마치고 자연스럽게 들르는 코스였습니다.

 

백인들은 조깅을 많이 하고, 싱가포르 사람이나 한국 사람들은 그늘에 앉아 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웃통을 벗고 뛰는 외국인들도 자주 봤는데, 아마 근처 콘도에 사는 사람들 같았습니다. 좋은 데 사는구나, 부럽다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보타닉 가든은 단순한 공원 그 이상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에서 일상을 정리하고 숨을 돌릴 수 있었던 공간이었고, 가족과 함께한 많은 순간들이 그곳에 담겨 있습니다.

 

솔직히 나무와 식물의 이름은 하나도 모릅니다. 그냥 그 공간에서 가족과 보낸 시간들만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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