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전쟁

(그림자 전쟁) 제2장. 파괴의 시작 - 1) 첫 번째 폭발

moneygame10 2025. 6. 6.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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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항으로 향하는 말라카 해협은 언제나처럼 조용했다.

 

에메랄드빛 바다 위의 파도는 부드럽게 흘렀고 드넓은 수평선은 평온해 보였다. 한국 상선 에스코트호 선장은 커피 한 잔을 들고 조타실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타실 안에는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선원들은 업무에 몰두하고 있었다. 선장은 한가한 듯 항로를 가리키며 중얼거렸다.

 

“이대로라면 약 7시간 후, 오전 10시 15분, 싱가포르 입항.”

 

항해는 순조로웠다. 통신상태도 양호했고, 레이더에는 그 어떤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출항 이후 단 한 번도 경고음이 울린 적이 없었다. 선원들은 긴장을 풀었고, 조타실에는 약간의 나른함이 감돌았다.

 

“다음 항차부터는 인도네시아 쪽으로 돌리는 게 낫겠어요.”

 

항해사가 농담 삼아 말하자 선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번처럼만 조용하다면 어디든 좋지.”

 

그러나,

 

그 정적은 10초 후에 깨져버렸다. 먼저 들린 건 아주 짧은 진동음이었다. 조타실의 창밖, 왼편 상공에서 ‘윙’하는 고주파 소리가 다가왔다. 선장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 다음 순간, 조타실 한복판이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폭발.”

 

유리 파편과 함께 선장의 몸이 날아갔다. 조타실을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파가 퍼졌고, 모든 기기가 정지했다. 경보음이 울릴 틈도 없었다. 파편에 맞은 항해사는 바닥에 쓰러져 머리에서 피를 흘렸다. 불꽃과 연기가 조타실을 휘감았다. 갑판 아래에 있던 기관장은 엄청난 충격에 선체가 휘청거림을 느꼈고,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확인하기 위해 무전기를 들었다.

 

“무슨 일이야? 조타실, 응답 없나?”

 

기관실의 부사관도 무전기를 붙잡고 계속 호출했지만, 아무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갑판 위로 올라온 기관장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깜짝 놀랐다. 하늘 위에 뭔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소형 항공기보다는 작고, 날개도 뚜렷하지 않은 이상한 형태의 비행체였다.

 

“드론이야?”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선원들은 본능적으로 몸을 숨겼고, 일부는 혼란에 빠져 선내로 도망쳤다.

 

선박의 중심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는 선체의 피해 정도를 짐작케 했다.

 

잠시 후. 싱가포르 해양 관제센터는 구조 요청 신호를 포착했다. 선체 식별번호 ‘KR-8703-ESCORT’가 깜빡이고 있었고, 이어지는 신호는 긴박했다. 그들은 즉시 한국 해군 함정과 연락을 시도했다.

 

“한국 에스코트호. 정체불명의 폭발 발생. 구조 요청 중.”

 

이 짧은 보고가 시작이었다.

 

해상 통신망에서는 의문이 증폭되고 있었다. “누가 이 평온한 항로에서 공격을 했는가?” 해적의 공격도 아니었고, 선체에 충돌한 다른 선박도 없었다. 폭발의 양상은 외부에서 조준된 정밀 타격에 가까웠다.

 

싱가포르 항만청은 긴급회의에 돌입했다. 사고 해역은 그들의 통제 구역은 아니었지만, 싱가포르항으로 향하는 국제 항로였고, 이 사건이 지역 안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에스코트호는 구조 신호를 끝으로 침묵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확인된 위치는 말라카 해협에서 싱가포르 입구로 이어지는 해역. 해상 교통이 가장 빈번하면서도 안전한 구간이었다. 바로 그곳에서 벌어진 의문의 드론 공격, 그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몇 시간 후. 싱가포르 해군 소속의 구조헬기가 도착했을 때 에스코트호는 선체 일부가 불에 타 있었고, 조타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있었다.


그림자 전쟁 @Tom Shin - BOOKK 서점

 

그림자 전쟁 - Tom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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