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7~8월경에는 버스안에서 이상한 '똥냄새'가 납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서도 좀 전에 맡았던 그 냄새가 또 납니다. 콘도 정문을 통과해서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옆집에서도 바로 그 '똥냄새'가 납니다. 아주 미칠 노릇입니다. 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제가 경험했던 황당한 이야기입니다. 똥냄새의 정체는 바로 '두리안'이라는 과일입니다.
'두리안'은 싱가포르 국민들이 너무나도 사랑하며 없어서 못먹는 과일입니다. 오늘은 두리안과 경쟁할 수 있는 한국의 음식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하무적 '홍어'입니다.
1. 두리안 vs 홍어, 누가 더 지독한가?
두리안과 홍어는 강렬한 냄새로 유명하지만, 냄새의 성격이 다릅니다.
- 두리안은 달콤하면서도 강한 발효취, 썩은 양파나 하수구 냄새와 비슷합니다.
- 홍어는 강한 암모니아 냄새가 코를 찌르고, 썩은 치즈와 화장실 냄새가 섞인 우주 최강 악취입니다.
- 일반적으로 홍어의 냄새가 더 자극적이며, 두리안은 시간이 지나면서 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2. 냄새의 원인
- 두리안은 황(sulfur) 화합물(에틸 메르캅탄 등)로 인해 강한 냄새가 발생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세포벽이 분해되면서 향이 강해집니다.
- 홍어는 요산과 암모니아가 숙성 과정에서 생성되며, 홍어 스스로 소변을 배출하지 않고 몸속에 저장하는 특성이 있어, 숙성되면서 암모니아 냄새가 더욱 강력해집니다. 요물도 이런 요물이 없습니다.
3. 먹는 방법
- 두리안은 보통 생과일로 먹으며, 아이스크림, 케이크, 쉐이크 등으로도 사용됩니다.
- 태국과 말레이시아에는 두리안 튀김도 있습니다.
- 홍어는 대표적으로 '홍어 삼합(홍어+돼지고기+묵은지)'이 유명합니다. 홍어찜, 홍어 무침, 홍어탕 등의 요리로도 먹지만, 원래의 강한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회로 먹기도 합니다.
3. 건강 효능
- 두리안은 면역력 강화(비타민 C 함유), 소화 촉진(식이섬유가 풍부), 혈압 조절(칼륨이 많아 혈압 관리에 도움)에 도움이 됩니다. 단, 콜레스테롤과 당 함량이 높아 과다 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많이 먹으면 가슴이 뜁니다, 특히 술과 함께 먹으면 안됩니다. 이걸 모르고 맥주랑 먹었다가 죽을뻔 했습니다.
- 홍어는 소화 촉진(암모니아 성분이 위액 분비를 활성화), 관절 건강(연골 성분이 풍부), 저지방 고단백(다이어트와 근육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단,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위장이 강해도 부담이 됩니다.
4. 주로 먹는 시기
- 두리안은 5월~9월이 제철이며, 동남아에서는 이 시기에 두리안 축제가 열림니다.
- 홍어는 겨울철(12월~2월)에 가장 인기가 많습니다. 숙성된 홍어는 추운 날씨에 더 깊은 풍미를 가짐니다. 겨울에 홍어먹고 버스타면 승객들이 다 쳐다봅니다.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습니다. 꼭 택시타고 집에 가야 합니다.
5. 원산지
- 두리안은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주원산지이나, 현재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도 재배됩니다.
- 홍어는 한국 흑산도 홍어가 유명합니다. 자연산 홍어는 태평양, 대서양 등 심해에서도 서식합니다.
6. 인기 정도
- 두리안은 동남아에서 "과일의 왕"이라 불리며 전국민이 사랑하는 과일입니다. 하지만 냄새가 강해 호텔, 지하철, 공공장소 반입은 금지됩니다. 최근 중국에서 두리안 소비량이 급증하여 싱가포르에서 공급부족으로 과일 가격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 홍어는 전라도 지역에서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강한 암모니아 냄새로 인해 젊은 층이나 외국인에게는 거부감이 클 수 있습니다. 홍어 삼합이 전국적으로 알려졌지만, 여전히 호불호가 있어 대중적이지는 않습니다.
7. 결 론
- 냄새의 강도만 비교하면 홍어가 더 지독합니다. 두리안은 달콤한 향이 섞여 있어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이며 어느 정도 맛과 냄새에 익숙해지면 똥냄새를 못느낍니다.
- 두 음식 모두 개성이 강하지만, 동남아에서는 두리안이, 한국에서는 홍어가 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강렬한 향 때문에 극명한 호불호가 존재하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 못먹는 음식입니다.
싱가포르에 온지 2년 동안은 두리안 똥냄새가 부담되서 먹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냄새에 익숙해지자 똥냄새가 옅어지고 달콤한 파인애플향 비스무리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자 차이나타운과 주치앗로드의 두리안 가게를 찾아다니는 '두리안 러버'가 됐습니다.
과일가게에서는 잘익은 노란색 두리안 3~4개를 랩 포장해서 가판대 위에 올려놓고 팝니다. 비싼것은 50 싱가포르 달러, 조금 저렴한 것은 20 달러입니다. 비싼 두리안은 크림처럼 부드럽고 약간은 눅진한 질감이 입안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색깔이 노랄수록 더 잘익은 것이고 달콤합니다.
싱가포르 현지인과도 함께 두리안을 먹으러 다녔습니다. 김치를 잘먹는 외국인이 한국인에게 더 친숙하게 느껴지듯이, 싱가포르 현지인 또한 두리안을 잘먹는 한국인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두리안을 먹고 버스에서 트름하는 사람은 국적을 불문하고 다 싫어합니다. 버스타기 전에 입안을 물로 행구고 타야합니다. 만에 하나 콜라까지 먹고 타는 순간 도중에 버스에서 내려야 합니다. 저도 몇번 내렸습니다. 아닌척 무표정으로 있어도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두리안 생각만해도 군침이 도네요.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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