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싱가포르에 와서 백화점 푸드코트나 동네마트를 가면 한국의 양념갈비와 비슷한 숯불향의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했습니다. 코끝을 강하게 자극하는 이 냄새는 도대체 어디서 나는지 주위를 두리번 거리게 했죠.
이토록 중독성이 강한 냄새의 정체는 바로 싱가포르 육포인 '비첸향' 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육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육포의 역사
- 싱가포르 육포(Bak Kwa)는 중국 푸젠(福建) 지역에서 유래한 간식으로, 이민자들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전파했습니다. 원래는 고기를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었으나, 싱가포르에서는 숯불구이를 활용해 더욱 풍미가 깊은 모습으로 발전했습니다. 구정(춘절) 시즌에 많이 소비되며,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 한국 육포는 삼국시대부터 존재했으며, 말린 고기는 전쟁 시 군량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궁중과 양반가에서 귀한 음식으로 여겨졌습니다. 지금은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맛과 형태로 발전했으며, 특히 건강 간식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술안주로 최고입니다. 없어서 못먹습니다.
2. 고기의 종류
- 싱가포르 육포는 주로 돼지고기를 사용하며, 일부 브랜드에서는 소고기나 닭고기 제품도 판매합니다.
- 한국 육포는 대부분 소고기를 사용하며, 최근에는 돼지고기, 오리고기, 닭고기를 사용하여 제품을 다양화했습니다. 물론, 소고기 육포가 더 익숙하고 몸이 기억하는 맛입니다.
3. 조리 방법
- 싱가포르 육포는 돼지고기를 양념에 재운 후 건조시키지 않고 숯불에 구워서 직화 향을 입히는 방식입니다. 달콤하고 짭짤한 간장 베이스의 양념을 사용하며, 바삭하기보다는 쫄깃하고 촉촉한 식감을 유지합니다. 보기에도 쫀득쫀득합니다. 맛은 더 쫀득합니다. 한국 육포와 비주얼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 한국 육포는 전통적으로 고기를 말려 만드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얇게 저민 고기를 간장, 꿀, 고추장 등으로 양념한 뒤 천연 건조하거나 저온에서 오븐이나 팬으로 말리는 방식을 씁니다.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훈연하거나 건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싱가포르 육포와는 제작방법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장기저장이 목적이라면 한국 육포가 전통적인 조리 방법입니다.
4. 맛과 향의 차이
- 싱가포르 육포는 불맛이 강하고 달콤하며, 짠맛과 감칠맛이 조화롭습니다. 꿀이나 설탕을 사용하여 단맛이 더 강조되고, 촉촉하고 쫄깃한 식감을 가집니다. 돼지고기를 주로 사용해 기름기가 많고 풍미가 강한 편입니다. 묵직한 고기향은 '소주, 맥주, 양주, 고량주' 모두 생각나게 합니다.
- 한국 육포는 고기 본연의 맛을 강조하며, 짠맛이 강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맛이 있지만 싱가포르 육포보다 덜 답니다. 퍽퍽하거나 씹을수록 감칠맛이 나는 식감이 특징입니다. 조미료를 적게 쓰는 제품이 많아 담백한 맛이 납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나옵니다. 이빨이 많이 아픕니다.
5. 싱가포르의 육포 브랜드
- 비첸향(Bee Cheng Hiang, 美珍香): 1933년 설립된 싱가포르 대표 육포 브랜드, 전통적인 숯불구이 방식과 현대적인 공법을 결합해 다양한 종류의 육포 제공, 매장에서 직접 구워 판매하며, 촉촉하고 달콤한 맛이 특징, 싱가포르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도 매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림치관(Lim Chee Guan, 林志源): 1938년 창립된 유명 전통 육포 브랜드, 구정(춘절) 시즌에는 몇 시간씩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 전통적인 수제 방식으로 숯불에 구운 육포로 깊은 불맛과 쫄깃한 식감이 특징, 프리미엄 퀄리티로 유명하며, 가격대가 높은 편입니다.
6. 한국의 육포 브랜드
- 청정원: 다양한 맛의 소고기 육포를 판매하며, 품질이 안정적입니다.
- 사조대림: 훈제 방식의 육포를 생산하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친숙합니다.
- 정육각: 프리미엄 한우 육포를 선보이며, 건강한 재료를 강조합니다.
- 남원축산: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한우 육포를 생산하는 브랜드입니다.
퇴근 후 캔맥주 1캔과 육포 1봉지는 국룰입니다.
먹어도 살 안찌고, 다음날 아침에도 얼굴이 붓지 않습니다. 물론, 희망사항입니다. 실제로는 짭쪼롬한 소금의 맛을 입안에서 지우기 위해 캔맥주 1캔으로는 부족합니다. 최소 3캔은 먹어야 비율이 맞습니다.
한국에서는 육포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말려놓은 고기의 건조한 모습이 입맛을 다시게 하지 않았고, 오래도록 씹어야 육수가 나오는 까닭에 이빨이 아파서 그리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 육포는 한국의 육포와는 모습부터가 다르고, 그 냄새는 더더욱 달랐습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표면과 중독성 강한 냄새는 육포라기 보다는 그냥 숯불고기였습니다. 몇번 씹으면 형체가 없어지고 입안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A4 용지 반싸이즈만 있으면 맥주 3캔은 홀라당 먹습니다.
아내가 그만 먹으라고 잔소리 안하면 계속 먹을 수 있습니다. 이토록 매력적이고 중독성이 강한 싱가포르 육포는 저의 최애 간식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비첸향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싱가포르에서처럼 많이 먹지는 않습니다. 그 맛이 나질 않습니다, 비첸향은 역시 싱가포르에서 먹어야 제 맛입니다. 한국에서는 한국 육포에 더 손이 갑니다. 어쩌면 건조하고 푸석하고 덜 자극적인 맛이지만 그래도 씹을수록 육수가 조금씩 나와서 나름의 감질나는 맛이 있습니다.
역시 음식은 알게 모르게 어떤 장소와 특별한 궁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중독성 강한 '비첸향' 싱가포르에서 너무 좋아했는데,,,,,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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