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국이나 탕 요리는 소고기를 주재료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돼지고기의 누린내가 탕 요리에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러나 싱가포르와 한국에는 돼지를 주재료로 하지만 전 국민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탕 요리가 있습니다. 그 요리는 바로 바꾸떼(Bak Kut Teh)와 부산 돼지국밥입니다.
1. 싱가포르, 바꾸떼(Bak Kut Teh)
바꾸떼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중국 푸젠(福建) 출신 이민자들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지역으로 건너오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푸젠 지방의 노동자들이 값싼 돼지갈비를 이용해 국물을 끓여 먹으며 힘을 보충한 것이 유래입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주로 항구나 건설 현장에서 중노동을 했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운을 북돋을 수 있는 음식이 필요했습니다. 이후, 바꾸떼는 차(茶)와 함께 먹는 것이 일반화되었고, ‘돼지갈비 차’라는 의미로 'Bak Kut Teh(肉骨茶)'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바꾸떼는 돼지갈비를 기본 재료로 하며, 국물에는 마늘, 후추, 간장, 팔각, 계피, 정향, 감초 등 중국식 약재와 향신료가 들어갑니다. 향신료의 조합은 가게마다 차이가 있으며, 후추 맛이 강한 싱가포르식과 간장 맛이 강한 말레이시아식으로 나뉩니다.
- 돼지갈비를 먼저 데쳐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 깨끗한 물에 돼지갈비를 넣고, 팔각, 계피, 감초, 정향, 후추 등 다양한 향신료를 넣고 2~3시간 이상 끓입니다.
-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마늘 향이 충분히 배도록 둡니다.
- 일반적으로 흰 쌀밥과 함께 먹으며, 중국식 차(茶)와 함께 곁들이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입니다.
바꾸떼는 맑고 개운한 국물이 특징이며, 후추와 약재의 향이 강하게 납니다. 마늘과 간장 덕분에 짭짤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골국처럼 묵직한 맛이 아니라, 약재가 우러나와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팔각, 계피 등의 향신료가 많이 들어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가 거의 없습니다.
- 칼로리: 400~500kcal
- 단백질: 중간 (돼지갈비 위주)
- 지방: 낮음
- 나트륨: 중간 (간장 사용)
- 기력 보충: 약재로 보양 효과
유명식당
- 송파 바꾸떼 (Song Fa Bak Kut Teh): 클락키 (Clarke Quay), 가장 유명
- 응아시오 바꾸테 (Ng Ah Sio Bak Kut Teh): 클락키 (Clarke Quay) 및 랑군 로드, 가장 전통적인 맛
- 레전더리 바꾸떼 (Legendary Bak Kut Teh): 보트키(Boat Quay) 및 랑군 로드
2. 한국, 부산 돼지국밥
돼지국밥의 기원은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것은 6.25 전쟁 이후입니다. 부산으로 피난 온 사람들이 값싸고 든든한 음식을 찾으면서 돼지국밥이 인기를 끌었고, 이후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돼지국밥은 돼지고기(머리, 사태, 앞다리살 등), 사골, 간, 곱창, 대파, 다진 마늘, 새우젓을 주요 재료로 사용합니다
- 돼지고기를 깨끗이 씻고 삶아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 사골과 돼지고기를 함께 넣고 4~5시간 이상 푹 고아 진한 육수를 만듭니다.
- 고기는 건져서 얇게 썰어 다시 육수에 넣습니다.
- 소금, 다진 마늘,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밥을 말아먹습니다.
돼지국밥은 진하고 깊은 육수 맛이 특징이며, 사골과 돼지고기의 감칠맛이 살아 있습니다. 새우젓과 부추를 넣으면 감칠맛이 더욱 강화됩니다. 잡내 제거를 위해 삶는 과정을 거치지만, 돼지고기 특유의 향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 칼로리: 600~700kcal
- 단백질: 높음 (고기와 내장 포함)
- 지방: 중간~높음 (사골 육수)
- 나트륨: 높음 (새우젓, 소금)
- 기력 보충: 진한 육수로 든든함
유명식당
- 수변최고돼지국밥: 민락동, 전형적인 돼지국밥 형식
- 합천일류돼지국밥: 사상구, 마늘이 잔뜩 들어간 것이 특징
- 합천돼지국밥: 용호동, 멍게 깍두기가 유명
부산 내에서도 돼지국밥을 먹는 방식은 지역마다 다릅니다.
① 서면, 범일동 지역
-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올리는 방식
- 국물 속에서도 돼지고기의 부드러운 식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대체로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지역에서 많이 먹는 방식입니다.
② 해운대, 기장 지역
- 돼지고기를 두껍게 썰어 올리는 방식
- 씹는 맛이 강조되는 스타일로, 돼지고기의 식감을 더욱 살립니다.
- 특히 고기 본연의 풍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③ 부산 동래 지역
- 부추(정구지)를 듬뿍 넣어 먹는 방식
- 국밥에 부추를 가득 올려 향을 더하고, 돼지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 부추와 함께 먹으면 국물의 감칠맛이 더욱 살아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돼지국밥이 생각납니다.
돼지국밥은 처음 접할 때 그 특유의 진한 냄새로 인해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어릴 적에는 부산에 살면서도 그 냄새 때문에 쳐다도 안 본 음식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그 맛이 주는 깊은 풍미와 야들야들한 돼지고기의 매력에 빠져서 즐겨 먹곤 했습니다. 특히 부산에 갈 기회가 있으면 부산대, 서면역, 부산역과 해운대 돼지국밥집 등을 이용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부산돼지국밥이 생각나면 송파 바꾸떼를 먹었습니다. 팔각과 계피 등의 강한 향신료를 사용해서 한국 돼지국밥 보다는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나질 않습니다.
싱가포르에서는 바꾸떼를 오랜 역사와 전통이 녹아있는 음식으로 생각합니다. 치킨라이스와 함께 쏘울푸드 양대산맥입니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보약을 먹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돼지국밥은 비가 올 때 먹어야 제맛입니다. 뜨끈한 음식이 몸을 따뜻하게 합니다.
매일 비가 오는 싱가포르는 돼지국밥 천국입니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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